
그 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학교에서 돌아와서 문을 열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현관에 굴러다니는 알리의 어항이었다. 눈물이 비어져 나왔다. 누가, 언제 어항을 바닥에 떨어트린 걸까. 플라스틱 어항은 바닥에 축 늘어진 알리를 향해 못생긴 아가리를 커다랗게 벌리고 있었다. 가엾은 것은 차가운 돌바닥에 빨간 반점처럼 그 몸을 누이고 있었다. 분명 죽었을 터인데도 너무나 선명한 그 붉은 색이 너무 슬퍼서, 나는 결국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알리는 엄마가 사준 금붕어다. 금붕어 치고는 빨갛고, 엄청난 먹보다. 사료를 부어주면 부어주는 대로 전부 받아 삼킨다. 개처럼 짖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재주같은 걸 부리지도 않고 주인을 알아보지도 못하며, 매일매일 하는 일이라고는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등지느러미를 따땃하게 데우면서 하늘하늘 헤엄치는 것 뿐이다. 정말이지, 따분하기 짝이 없다. 그렇지만 조그만 어항 속에서 고 작은 몸을 요리조리 놀리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유치원 선생님이 보여주셨던 인어공주 비디오가 생각나곤 했다. 새빨간 알리는 에리얼, 인간이 되고싶은 인어공주. 하지만 우리 집에는 왕자님이 없어서, 이모한테 선물로 받은 왕자님 인형을 어항 속에 집어 넣었다가 엄마한테 혼나곤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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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연습장에 하이테크로 그린 걸 폰카로 찍어서 포토샵으로 선을 딴 것. 힘들었다-_-. 디테일 다 날아갔어 히밤. 스캐너 갖고 싶다. 아니면 타블렛. 하지만 정작 있으면 잘 안 쓸거 같다... ^_T
그림을 그리다 보면 그에 맞는 이야기가 갑자기 튀어나올 때가 있다. 이것도 그런 이야기 중의 하나. 근데 저기까지 쓰니까 뭘 더 써야할 지 모르겠다-_-... 뭐 그런 이야기가 한두 개는 아니지만... 그거 다 완결 냈으면 지금쯤 소설책이 수십 권 ^_T... 휴 근성 부족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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